카테고리 없음

당암포구 날파리전쟁 중 우럭낚시

hyeryun79 2026. 6. 25. 20:04

해루질은 실패했지만, 우리 가족의 하루는 성공

주말 밤, 우리는 다시 당암포구를 찾았습니다.

일주일 전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기대를 안고 갔지만, 바다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비가 온 직후라 그런지 물은 탁했고, 무엇보다 날파리와 나방 등 벌레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랜턴을 켜자마자 벌레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눈에도 들어가고, 귀에도 들어가고, 입을 열어 말하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결국 해루질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채 포기해야 했습니다.

 

가장 아쉬워한 사람은 남편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바다에 왔는데 해루질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속상할 만도 했지요.

그래서 막둥이와 저는 차에서 잠을 자기로 하고 남편에게 "3시간의 자유시간"을 주었습니다.

남편은 혼자 방파제로 가 우럭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낚시하던 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조용한 밤바다를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어느새 밤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해루질은 하지 못했고, 기대했던 조과도 없었지만 바다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둠과 아침이 만나는 시간.

조용한 바다를 바라보며 남편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이 시간의 바다는 참 오묘하게 아름다웠습니다. ( 저는 영상 편집하며 보았습니다^^ )

당암포구 동틀 무렵

그리고 아침이 밝아올 무렵 낚시를 끝내고 애럭 다섯 마리를 잡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 남편은 밤을 새운 탓에 잠시 잠을 청했고, 저는 둘째 아이 학원 픽업을 다녀오고 아이들의 아침 겸 점심을 챙겼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갑자기 해산물이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남편과 함께 천안 해산물시장을 찾았습니다.

사실 저는 천안 해산물시장을 처음 가봤는데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다양한 수산물이 많아 놀랐습니다. 싱싱한 회와 생선, 조개류를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도다리회

이날 우리가 구매한 것은 도다리회, 쪄 먹을 조개류, 라면에 넣어 먹을 호래기, 그리고 낙지탕탕이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하나씩 준비해 식탁에 올리니 제법 푸짐한 해산물 한 상이 완성되었습니다. 하나씩 준비되자 마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맛있게 먹고, 남편도 밤샘 낚시의 피로를 잊은 채 즐겁게 식사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날은 계획했던 해루질은 실패한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낚시를 즐겼고, 아이들은 맛있는 해산물을 먹었으며, 가족은 함께 둘러앉아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과만 보면 실패한 하루였을지 모르지만, 돌아보니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자연은 늘 우리의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 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