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이 되면 늘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어디로 낚시를 갈까.
5월 5일 밤에는 남편과 함께 서산 B방조제로 밤낚시를 다녀왔다. 아이들 챙기고 간조 시간에 맞춰 출발하느라 조금 정신없었지만, 오랜만에 밤바다를 보러 간다는 생각에 출발하는 길부터 기분이 좋았다.

가는 길에는 우렁이박사에 들러 우렁이덕장으로 저녁을 먹었다. 따뜻하고 든든하게 한 끼 먹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방조제로 향하는 길에는 노을이 하늘 가득 번지고 있었다. 진한 주황빛만 있는 노을이 아니라 분홍빛과 보랏빛이 섞인 파스텔톤 하늘이었다. 바다 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도로 위로 부드러운 색감이 퍼지는데 창밖 풍경만 계속 바라보게 될 정도로 예뻤다.
그 시간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
낚시를 가는 길인데도 마치 여행 가는 기분 같았다.
방조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바다는 조용했고 물 위로 비치는 불빛들이 참 예뻤다.

남편과 자리 잡고 낚시를 시작했는데 간간히 입질은 오는데도 쉽게 올라오는 건 없었다.
한두 시간이 지나도 조용했고, 네 시간이 넘도록 계속 던지고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솔직히 중간에는 “이제 우럭이 없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이날은 이상하게 물고기보다 바다 속 풍경이 더 기억에 남는다.

불빛을 비추는데 숭어가 바로 코앞까지 들어와 천천히 헤엄치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크고 신기했다. 또 멸치인지 작은 새끼 물고기들이 정말 빛의 속도처럼 몰려다녔는데, 정신없이 움직이다 돌 틈 사이에 끼어 죽어 있는 것도 보였다.

그 주변에는 아주 작은 게들이 붙어서 멸치를 파먹고 있었다. 바닷속 작은 생태계를 바로 눈앞에서 보는 느낌이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장면인데 밤바다에서는 그런 모습들이 더 또렷하게 보였다.

결국 큰 조과는 없었다. 하지만 맛있는 저녁 먹고, 예쁜 노을 보며 드라이브하고, 조용한 밤바다에서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밤이었다.
낚시라는 게 꼭 많이 잡아야만 좋은 건 아니라는 걸 다시 느꼈던 하루였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에 담아 봤습니다^^ 놀러 오세요~!